[오월] 정현석 시인의 ‘詩愛 스미다’
본문

[오월]
세상에 단 하나 순결한 색이 있다면 연두일 것이다.
여릿함으로 완숙을 이루는 세상의 단 하나 색이 있다면 그 또한 연두일 것이다.
연두로 색칠된 세상은 청춘을 관통하는 때가 한참 지난 사람의 가슴도 뛰게 한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나 하는 회한의 두근거림이 아니라,
나도 아직 저 때에 머물러 있다는 비현실의 현실로 가슴이 용솟음치는 것이다.
먼 옛날 연두색 잎 비릿한 향내가 몸에 밴 지나간 나와
먼 훗날 아무런 향내 나지 않는 지금의 내가 다시 해후하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도 연두색으로 풋풋했던 나를 다시 만나는 오월에는
나는 잠시 젊음을 가장해도 그리 나쁘지 만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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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시인
경북 의성 출생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1년 미당백일장 ‘입상’
2019년 ‘세상의 모든 사소함에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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