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연꽃] 정현석 시인의 ‘詩愛 스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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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연꽃]
봉우리로 겨우 맺혀있던
어리연이
폭우를 견디고
장하게 몸을 활짝 열었다
간간이 잉잉대는 꿀벌들만
잠시 고요를 깰 뿐
작은 연못은 오롯이
저들과 나의 몫이다
연못가에 앉아 몸을 구부려
가만히 얼굴을 내밀어 보면
산들 바람에 잎을 팔랑이며
내 얼굴을 쓰다듬듯 다가온다
당신만이 찾을줄
미리 알았었다는 듯
당신의 그리움을
이미 그리워했었다는 듯
내가 더욱 낮아질 수 밖에
도리가 없도록
노란 입술로 끝없이
나를 애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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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시인
경북 의성 출생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1년 미당백일장 ‘입상’
2019년 ‘세상의 모든 사소함에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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