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 어설픈 중재보다 한미공조가 필요

[인터뷰] 전옥현 자유한국당 국가안보위원장(서초갑 당협위원장)

황상윤 hsy1025@seochotimes.com | 승인 19-04-0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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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옥현 자유한국당 국가안보위원장(서초갑 당협위원장)20일 남북미 비핵화 협상 및 서초구 현안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4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국가안보위원장에 전옥현 서초갑 당협위원장을 재임명했다. 국가안보위원장으로 재임명된 전옥현 위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4자회담 정부대표, 청와대 NSC 정보관리실장, 유엔 공사, 홍콩 총영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 33년간 공직생활 대부분을 외교·안보 분야에서 근무했다.

 

지난 20일 서초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전 위원장은 “국가안보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 특히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 상황에서 외교·안보분야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의 필요성이 있어 재임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남북미 관계의 변화에 대해 전 위원장은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를 확인하는 한편 한미공조가 민족공조보다 중요한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개 방향에 대해서는 “더 강한 군사압박이 필요하다. 당장은 긴장이 고조될 수 있지만, 이는 향후 핵으로부터 오는 더 큰 긴장에 비하면 크지 않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강한 제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올해 초 유튜브 ‘전옥현의 안보정론TV’를 시작했다. 유튜브 방송 3개월 만에 구독자가 11만 명(3월 26일 현재)에 이르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전 위원장은 외교·안보분야에 유튜브가 많지 않고 또 대부분이 뉴스를 브리핑하는데 ‘안보정론TV’는 현안에 대한 전문적 분석으로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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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주요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전옥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이 황교안 대표(왼쪽)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음은 전옥현 자유한국당 국가안보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한미공조가 민족공조보다 중요하다’는 원칙 알리는데 주력‘

 

-자유한국당 국가안보위원장으로 재임용됐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요?

“33년간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공직생활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습니다. 요즘 가장 큰 이슈가 한반도 평화잖아요. 저는 4자회담 당시 정부대표단으로 북한과 직접 협상을 경험했었고 미국에서 9년, 전략적 협력관계인 중국에서 3년을 보내면서 이론과 실무에서 4자회담 당사자국을 모두 경험해본 몇 안 되는 전문가라고 자부합니다. 이런 점이 새로운 지도체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처해있는 우리나라 안보 현실이 실전에서 검증된 전문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당에서 국가안보위원장이 하는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자유한국당의 안보정책과 관련된 입장을 정립하는 일을 합니다. 예를 들어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국민이 제대로 북한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안보정책을 제시하는 것이죠. 한마디로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한미공조가 민족공조보다 중요하다’는 한국당의 원칙을 알리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북미 2차 정상회담 결과를 보면 미국의 주장이 우리당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면 현재 자유한국당이 가지고 있는 비핵화의 원칙이 맞다는 것이 하노이 회담을 통해 확인됐다고 볼 수 있죠. 이런 정책을 세우고 알리는 것이 가장 큰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봤나요?

“이번 협상이 결렬된 가장 큰 원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의 오판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하 트럼프)이 1차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핵 문제와 제재 문제에서 양보할 것으로 본 것이죠. 즉 단계적 비핵화, 선 제재 완화 후 비핵화를 트럼프가 받아 줄 것으로 생각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영변 핵시설만 폐기하면 미국이 받아 줄 것으로 판단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만나보니 트럼프가 달라진 거에요. 트럼프가 확실히 달라질 것을 김정은은 판단하지 못했던 것이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왜 달라진 것인가요?

“미국 내 정치환경과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달라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졌어요.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어요. 민주당이 단계적 비핵화라는 대북정책을 굉장히 비판했었는데 이것이 트럼프에 압박이 됐습니다.

또 국제사회도 미국은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유럽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사회의 압박도 트럼프는 견디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북한은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당 대회에서 결정한 국가경제발전 5년 계획이 내년에 끝이 납니다. 이번 북미회담을 통해 성과를 내려고 했는데 잘 안된 것이죠. 북미협상에 진전이 있으려면 트럼프가 바뀌어야 하는데 트럼프는 양보 못 합니다.

왜냐하면 미 의회의 압박은 물론 이번 하노이에서 미국이 제시한 내용이 정부, 학계 전문가, 언론계 등에서 종합해서 나온 안이기 때문입니다. 미 국내 여론, 국제여론 때문에 바꾸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여기서 트럼프가 전략을 수정하면 재선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 북미협상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북미관계는 서로 신경전을 펼치며 현 상태로 당분간 갈 것 같습니다. 그러다 더 나빠질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김정은의 태도가 달라지기 어려워서 상황이 더 악화할 개연성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현재 플랜B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영변핵 없애도 지하엔 고농축 우라늄이 남아있다’

 

-플랜B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군사적인 압박이죠. 지금 보면 미국의 정찰기들이 한반도 상공에 대거 등장하고 있잖아요. 미국이 2017년 가을 이후 1년 6개월 만에 대대적인 정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북미관계가 경색국면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인가요?

“현재는 강대강처럼 보이지만 북한이 더 강하게 나가기는 어려워요. 북한이 힘이 부족하니까요. 국제정세는 힘이 부족한 쪽이 못 이겨요.”

 

-북미 모두 극단적인 발언은 자제하고 있는데 이것은 협상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아닌가요?

“제 생각은 협상의 의지보다는 양쪽 모두 협상파기에 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회담을 깼다는 말은 없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없이 계속 가는 것이죠.”

 

-이 국면을 타결할 방안은 없는 것인가요?

“현 상황을 바꾸려면 미국이 지금보다 강한 경제제재와 군사압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사압박의 수위를 높여야 김정은이 태도를 바꿉니다.”

 

-그동안도 계속 압박한 것 아닌가요?

“더 큰 압박이 필요해요. 김정은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길은 아니었다.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관행들이 눈을 가리고 했는데 우리는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잖아요. 이는 제재와 압박 때문에 견디기 어려워 협상에 나왔다는 것인데 조금만 더 압박 수위를 높이면 핵 포기하겠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어설픈 중재가 아닌 한미공조가 필요하다’

 

-그러면 남북관계는 경색되는 것 아닌가요?

“현 상황에서 군사압박을 하면 동북아 정세에 긴장이 올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건 작은 긴장이에요. 큰 긴장은 핵에서 오는 긴장이죠. 영변핵을 처리하더라도 지하에는 고농축 우라늄이 아직 남아 있거든요. 협상 장기화로 오는 긴장은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 강한 압박을 할 때 북한이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국제정치는 힘의 논리가 작용합니다. 긴장이 평화로 바뀌는 것은 힘의 논리지 선의로 바뀌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어설프게 중재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핵문제에 있어 당사자입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우리는 당사자 원칙에 따라 한미공조를 해왔습니다. 이것이 북한 핵문제를 푸는 출발선이었습니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와서 이 출발선이 무너졌고 당사자 원칙에서 중재자로 지위가 하락했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그동안은 비판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당사자 원칙이 효과를 못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 편을 들었던 것이에요. 그러니까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을 듣는 거잖아요. 이것을 안 하니까 할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지금은 군사압박을 통한 한미공조를 강화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올해 초 ‘전옥현의 안보정론TV'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는데 가입자가 11만을 넘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인기를 얻은 이유가 있다면?

“유튜브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됐는데 현재 가입자가 11만 명(3월 26일 현재)을 넘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차별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많은 유튜버분들이 정치 시사를 이야기할 때 저는 외교·안보에 특화했습니다. 내용도 단순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심도 있는 분석과 예측이 많은 분께 공감을 얻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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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옥현의 안보정론TV’ 화면(유튜브 캡쳐)

 

‘외교·안보 분야에 차별화된 정세분석이 유튜브의 성공비결’

 

-유튜브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모든 것이 다 힘들어요(웃음). 20분 방송을 하려면 2~3시간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특히 외신을 분석하는 경우는 우리와 시차가 달라 밤늦게 방송을 하고 올리는 경우가 많아 체력적으로도 힘이 듭니다. 하지만 밤에 올리고 아침에 수만 명이 방송 본 것을 확인했을 때 보람과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현재 자유한국당 서초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었나요?

“제가 서초구에 당협위원장으로 온 지 1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지역에서 주민을 만나면 나라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정부·여당의 안보, 경제에 대한 문제에 제대로 견제해달라는 요구가 많습니다. 또 아파트 재건축과 세금 문제 해결해달라는 민원도 많습니다. 1975년 건설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노후화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시설이 낡은 것은 물론이고 상습교통체증이 있는 곳으로 친환경적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의 지하화도 고민해 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주민과 만나며 소통하고 더 좋은 서초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자유한국당의 국가안보위원장으로 정부 여당의 잘못된 안보전략을 짚고 국민의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저는 서초구에서 인정받고 자유한국당은 전국적인 안보정당으로 인정받는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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